양기대 광명시장, 뚝심과 성실로 일군 광명동굴과 KTX역세권

양기대 광명시장 / (시사매거진 김옥경기자)

(시사매거진 236호 = 김옥경기자) ‘광명(光明)’이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서울의 변방에서 ‘채무 없는 지자체’로 우뚝선 광명시의 발전이 눈부시다. 그 빛나는 광명 때문일까, 2010년 3,000명에 불과하던 관광객이 2016년엔 무려 700배가 넘는 210만 명에 이르렀다. 이 변화의 중심에 광명동굴이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어둡고 음습한 폐광을 동굴테마파크로 만들어낸 양기대 광명시장이 있다. 8년을 광명시장으로 재직하며 일군 업적은 광명시민의 자랑이 되었다. 그런 그가 이제 경기도지사라는 더 넓은 비전을 향해 나아간다. 그의 확신에 찬 행보에 격려를 보내며 경기도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 조금 들어보기로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양기대 시장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출마의 변(辯)을 한 말씀 하신다면.

- ‘인구 34만 작은 도시의 시장으로 일하면서 광명동굴, KTX광명역세권 개발 등 성과가 조금 났다고 해서 너무 무리한 도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큰 정치를 꿈꾸는 정치인으로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목표의식과,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많이 다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 탄핵국면과 대선을 통해 바뀐 것은 중앙정치 권력 하나뿐이다. 대통령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나라가 나라답게 변화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저번 포항 지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긍정적 변화를 국민의 삶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바꿔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정권교체 시즌2라고 생각한다. 광명시장으로서 도시개발, 복지, 일자리, 교육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책적 실험을 해보고 실제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다. 이제 이 성공적 실험의 결과물을 경기도민과 함께 나눠보고 싶다. 도민의 삶이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양기대 광명시장이 ‘광명 4차산업혁명 특화단지 조성사업’의 가치와 경제적 효과에 대해 직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양기대광영시장)

경기도지사는 예전부터 중앙 진출의 관문처럼 여겨져 내로라하는 정계 인물들의 도전이 많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텐데, 본인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 경기도지사를 중앙 진출의 관문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일해 본 사람은 안다. 34만 기초단체인 광명시만 해도 4년 정도 엉덩이 딱 붙이고 일해야 조그만 성과라도 난다. 남경필 지사도 대권 나온다고 도정을 비우지 않았나. 경기도가 지금까지 발전하지 못했던 것은 그 폐단이 크다. 내가 도지사가 되면 반드시 재선에 도전할 것이다. 무책임하게 대권으로 가는 디딤돌이나 대권놀음의 장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시·도민들이 더 잘 안다. 자신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사람이 누군지, 누가 더 자신들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지. 그래서 나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골리앗에 본인을 다윗에 비유했는데, 이재명 시장을 유력한 경쟁자로 본다는 뜻인가.

- 이재명 성남시장의 인지도가 높으니 언론에서 그렇게 비유를 한 것뿐이다. 이 시장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때도 나름대로 저항의 목소리를 냈고 청년, 복지문제 등에서 주목받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지금은 이재명식의 대결과 갈등의 정치 시대가 아니다. 양기대식의 상생과 협력의 정치가 필요한 시대다. 안정적이고 혁신적으로 그리고 미래지향적으로 도정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간 결과물만으로 도민의 평가를 받고 싶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왼쪽)과 양기대 광명시장이 광명동굴 입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저스 회장은 광명동굴과 KTX광명역을 둘러본 후, 양 시장의 유라시아대륙철도 프로젝트를 듣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사진제공 = 양기대 광명시장)

내년이면 지방분권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정책적으로 개선하거나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다고 보는가.

- 지난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감명 깊게 들었다. 지방분권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개헌을 하고, 앞으로 지방분권시대를 열겠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방분권의 가장 중심은 주민 우선 정책이다. 지역에서 일하는 시장·군수, 시·도의원들이 섬김의 자세로 일하는 마인드를 가지게 하는 것이 진정한 지방분권시대의 핵심이다. 그러려면 2대 8로 되어 있는 재정 구조, 인사권 등을 지방으로 이양해야한다. 지금은 도지사가 중앙 사무관보다 못한 실정이다. 그렇게 해서는 지방분권시대를 열 수 없다. 과감히 중앙 정부, 국회가 권한을 이양하고 나누는 혁신적인 발상이 필요한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야당의 개헌반대 의지가 강경한 상황이고, 시간적 여유도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내년에 안 되면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엔 촛불혁명을 일으켰던 주민, 국민이 이루어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내년에는 선거도 자치분권을 찬성하는 세력과 반대하고 저지하려는 세력의 대결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치분권이 잘 되서 주민들이 주인 대접을 받고 행복한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몇몇 인터뷰에서 생활정치에 대해 언급하는 모습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_ 내년은 경기도가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해다. 하지만 그동안 경기도는 수도권이라는 명칭 하에 서울의 변방 정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면서도 충청 이남 사람들한테는 또 경계의 대상이 돼, 일명 ‘낀 지역’으로 지내왔다. 그러다보니 경기도만의 정체성도 없고, 서울 사람들과의 형평성도 없다. 그래서 도지사가 되면 경기도의 정체성을 찾는 일부터 하고 싶다. 많은 경기도민이 서울로 출퇴근을 하지만 버스노선 하나도 제대로 돼있지 않다. 이런 부분부터 시작해 서울과 경기도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갈 생각이다. 그리고 경기도는 김포, 파주, 고양 등 북한과 경계선을 마주한 접경지역이다. 즉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전진기지인 셈이다. 이 부분에 대한 정치와 정책도 필요하다. 일자리창출, 저출산 대책, 교육혁신 같은 어젠다도 중요하지만 남북화해와 평화, 통일, 번영 같은 원대한 비전과 포부를 품고 동북아를 향해 가는 큰 프로젝트도 도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미 KTX광명역에서 출발하는 유라시아대륙철도 프로젝트를 통해 가능성을 보았고, 이 길을 연다면 더 큰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일을 지자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이 양기대가 해나가고 있다. 이 일의 일환으로 지난해 3월 중국 단둥 시, 6월 훈춘 시, 9월 러시아 하산까지 직접 방문해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내친 김에 올 8월에는 통일의 염원이자 상징인 도라산역에서 광명-개성 간 고속철도 노선 용역 작업에도 착수했다. 그러자 미국의 소리(VOA) 방송의 앵커가 직접 나에게 전화를 걸어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그만큼 세계가 관심을 가질 만한 사업이라는 방증인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 회장도 한국이 섬이 되지 않으려면 유라시아대륙철도를 반드시 연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북콘서트를 여는 주제가 지역마다 다른 걸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또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 경기도는 31개 시군이 각각의 특징과 장점들을 가지고 발전해가야 하는 독특한 광역단체다. 경기 남부와 북부, 동부와 서부가 다양한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 휴전선 접경지역은 통일과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고, 남부의 대도시 밀집 지역은 수도권 규제완화 등이 관심사다. 때문에 북콘서트는 이러한 도민들의 관심사와 목소리를 보다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는 자리다.

광명동굴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고, KTX광명역 또한 수도권의 역세권 중 하나가 되었다. 열매가 크다는 건 영양분을 공급하는 뿌리의 보이지 않는 고충이 있기 마련이다. 몇 가지만 소회한다면 어떤 것이 있나.

- 광명동굴을 개발할 때 특히 시의회에서 가장 많은 반대를 했다.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다’, ‘안전상 문제가 많다’ 등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성과를 내 한 해 150만 명 정도 되는 관광객이 몰려오고, 지금까지 200억 원 정도 수익을 내니 시의회에서 나서서 문재인 대통령을 광명동굴에 초청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또 KTX광명역세권에 이케아,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기업을 유치할 때도 지역 중소상인들의 큰 저항을 받았다. 시장실에 몰려와 항의하는 것은 물론 내 인형을 만들어 화형식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대형 기업에게는 중소업체와 상생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지원해 줄 것을 설득했고, 중소상인들에게는 시 예산을 들여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했다. 다행히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등 결과가 좋아 올해 중소상인들에게서 감사패를 받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인재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들 한다. 본인은 어떤 지도자라고 생각하나.

- 4차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로봇)과 초연결사회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 문제다. 바야흐로 인간과 로봇이 협업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간의 노동은 변화하고 있다. 이미 많은 일자리들이 자동화·기계화 되었고, 이런 현상은 더 가속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함으로써 인간의 노동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 재정립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기존의 경제문법과 삶의 방식은 급격히 달라질 것이다.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 극한의 기술발전시대 리더십은 역설적으로 서부 개척시대의 프론티어 정신과 창의적 마인드를 중심으로 정립되어야 한다. 광명동굴 사례처럼, 현재 주어지는 일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발상을 전환해 혁신을 이루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또 공무원을 가리켜 ‘복지부동’이라고 하는데, 이는 능력을 이끌어 내는 지도자를 못 만났기 때문이다. 광명동굴을 공무원과 시장이 직접 만들었다고 하면 놀라는 이유다. 능력 있는 직원을 발굴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노력한 만큼 보상을 주는 것이 지도자가 할 일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광명시장으로 지내온 지난 8년을 돌아보며 광명시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면.

_ 광명시는 마음의 고향이다. 총선에서 두 번 낙선한 나를 시장으로 받아 준 곳이 광명시다. 7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지금의 광명시는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 준 시민들 덕분이다. 그 힘으로 반대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이제 경기도라는 큰 무대로 나가려고 한다. 그 간 광명시의 응원과 지지에 보답했듯 도지사가 돼서도 그럴 것이다. 끝까지 양기대 믿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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