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수와 청년 보수, 그리고 시대 정신”과 같은 주제로

[시사매거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현재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당 대표 후보 '이준석 현상'과 관련해 본지에서는 박결 국민의힘 전 청년위원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기 위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박 전 청년위원장은 이준석 당 대표 후보자에게 현 시국에서 한국 보수와 청년 보수의 시대정신에 대해 공개 토론을 요청했다.(편집자 주)

박결 국민의힘 전 청년위원장

현재 뜨겁게 불고 있는 이준석 바람에 대해 국민의힘 전 청년위원장으로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보수우파 진영에서 항상 논의 되어왔으나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바로 세대교체다. 나 역시도 3년 전 정치를 시작하며,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져왔다. 따라서 보수우파 진영에 이런 새로운 바람과 새로운 목소리가 지층을 뚫고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는 긍정적으로 본다.

그런데 최근 박결 위원장이 출연한 방송들이나 개인 SNS 글들을 보면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큰 듯하다.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치혁신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의 당권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대한민국 제 1 보수정당의 대표를 뽑는 당대표선거에서 무엇보다 중요시 되어야 할 보수우파의 기본정신이 실종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준석 후보를 중심으로 그런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지만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우파의 기본정신은 무엇인가

다양한 정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보수우파의 기본 정신은 첫째로,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고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둘째로, 전통의 의미와 역사의 흐름을 존중하는 것. 셋째로, 기존의 것을 강제적으로 무너뜨리는 급진 개혁을 경계하는 것, 이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는데 현재의 세대교체 바람 즉, 이준석 후보의 약진은 많은 부분에서 위의 정신들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세대교체를 강행하고 있기에 경계해야 된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든다면

우선 이준석 후보는 우리 당을 오랜 시간 지켜오고 당을 위해 헌신하신 선배 세대에 대한 존중을 잊고 있다. “이제 당신들과 같은 꼰대들은 도움이 되지 않으니 비키라”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 청년세대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꼰대로 불리는 그 분들께서는 6.25 전후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을 최단기간에 선진국의 대열에 설 수 있게 만든 기적의 아이콘들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역사책에서나 배우는 “한강의 기적”을 본인들의 피와 땀과 삶으로 일으키신 분들인데 그런 분들을 구닥다리 취급하고 무분별하게 폄하하는 것은 청년의 자세가 아니다. 또한, 이제부터 자신들이 새로운 질서를 세우겠다며 당대표가 되면 특정 지지세력을 심판하겠다고 한다든지 우리 당의 열성당원 분들을 태극기, 극우로 몰아세워 마치 청산의 대상인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지도자의 덕목이 아니다. 

청년 보수우파의 개혁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진정한 청년정치 혁신은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권에 진입하는 수많은 청년들이 얼마 못가 좌절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바로 공정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다.

인맥 정치, 꽂아주기, 계파정치만 횡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기성 정치인들 눈치 보느라 청년들이 자기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치판만큼 기회의 공정이 없는 곳도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준석 후보는 어떠한가?

공정이 화두인 2030세대를 대변하겠다는 이준석 후보는 사실 조민과 같은 아빠찬스의 전형이다. 본인의 아버지 친구인 유승민 전의원의 입김으로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하고 바로 당 지도부인 비대위원이 되었다. 자당의 대통령을 탄핵시키기 전까지 우리 당에서 계속해서 꽃길만 걷다 본인들의 새로운 꽃길을 찾아 여러 당을 만들었다 해체하기도 했다. 정치를 좀 아는 사람이면 이러한 과정이 말도 못하게 큰 특권을 가지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준석 후보를 청년 정치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저 10년 간 특권을 잘 누려왔고 현재도 그 특권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는 노회한 정치인이라 생각한다. 그런 특권세력이 말하는 개혁이 아닌 진짜 청년들의 진짜 개혁이 이제는 시작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안티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2030 남성들의 목소리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이미 문화권력이 되어버린 페미니즘에 대항하는 안티 페미니즘 현상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서양의 보수주의자들에게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행동이다. 미국 보수주의의 스타 플레이어라 할 수 있는 벤 샤피로, 조던 피터슨과 같은 논객들이 탁월한 논리와 언변으로 페미니즘에 저항하는 모습들이 유튜브를 통해 국내 청년들에게도 널리 전파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남성 역차별의 문제에 대해서 나 역시도 문제를 느껴왔고 또 지금껏 메시지를 내오고 있었는데, 같은 시각을 가진 청년들이 늘어나 함께 새로운 무브먼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현상이라 본다. 

이준석 후보와 뜻을 함께 할 수도 있는 의미인가

문제 의식은 같을 수 있으나 그를 해결하기 위한 노선이 다르기에 불가능하다. 현재 이준석 후보는 페미니즘의 논리적 오류, 페미니즘으로 남성이 받는 역차별 등 소외되어 왔던 2030 남성들을 대신해서 싸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이런 방식이 정치적으로 굉장히 간결하고 지지세를 불리기에도 좋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반드시 분열을 조장하게 된다.

나는 오래전부터 페미니즘에 대항할 최고의 무기는 패밀리즘이라고 주장해왔다. 즉,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는데, 그 이유는 보수우파의 가장 근본적인 토대를 이루는 것이 바로 가정이기 때문이다. 여성운동인 페미니즘이 오히려 같은 여성인 가정주부들을 소외 시키고 있고, 아버지의 역할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이런 상황에 여성가족부는 여성과 가족 모두를 소외시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안티 페미니즘 운동도 그것과 같은 방식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혐오, 남성혐오로 나뉘어 싸우기만 하고 있다. 그 선봉에 이준석 후보가 있는데,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가정의 회복임을 그가 알아야 한다. 젠더갈등으로 본인의 이익만 차릴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이성존중” 혹은 “성평화”로 나아가야 한다.

이준석 후보의 정치적 노선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이준석 후보에게 딱히 정치적 노선이라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그때 그때 이슈가 되는 사안들을 방송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 전부 아닌가.

이준석 후보는 최근 바른정당과 바른미래당, 그리고 새로운보수당을 거쳐 국민의힘에 오게 되었다. 그간의 정치행보를 보았을 때, 개혁보수, 따뜻한 보수 등의 슬로건과 함께 중부담 중복지, 사회적 경제와 같은, 보수우파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모호한 노선을 걷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지금 우리 국민의힘은 그런 좌파적 노선을 걸어서는 안된다. 정부의 규모를 줄여 작은 정부를 구성하고, 비대해진 공공부문을 줄이고, 세금을 낮추고, 고용을 유연화 하고, 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주고, 규제들을 철폐해나가는 등 더욱 명확한 스탠스를 취할 때다. 이러한 토양 위에서 “세금을 쓰는 사람보다 세금을 내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면 대한민국은 한차례 더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새로운보수당 계열은 이러한 생각들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정치적 노선에 크게 차이가 있다고 본다. 바람이 있다면, 이준석 후보가 정치인과 정치평론가를 혼동하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이준석 후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 보수와 청년보수 그리고 시대정신”과 같은 주제로 공개토론을 제안한다.
청년 보수우파가 가져야 할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 진단할 때도 되었다. 어떤 길이 진짜 개혁적인 길인지를 국민들께서 보시고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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