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경선 1위 ‘이준석 돌풍’과 해묵은 계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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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경선 1위 ‘이준석 돌풍’과 해묵은 계파 논란
  • 박희윤 기자
  • 승인 202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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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바라는 정치권의 변화와 세대교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사진_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 276호]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예비경선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위로 본경선에 진출했다. 이 전 최고위원처럼 원내 진출 경험이 없는 30대 청년이 당권에 근접한 것은 한국 정당사에선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당원과 일반 국민 비중이 7대 3인 본경선에서도 돌풍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이 전 최고위원이 본선에서 실패한다고 해도, 이미 정치권에 상당한 과제를 던진 것이다. 정치권은 대한민국 정치권에 바라는 변화와 세대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그리고 그 밥에 그 나물인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과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나경원, 이준석, 조경태, 주호영, 홍문표 5명의 본선 진출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사진_공동취재단)
국민의힘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예비경선 결과 발표에서 나경원, 이준석, 조경태, 주호영, 홍문표 5명의 본선 진출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사진_공동취재단)

이준석, 예비경선 깜짝 1위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예비경선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1위로 본경선에 진출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후보 8명 중 5명을 가려내는 예비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홍문표·조경태 의원 순으로 득표해 5명이 본경선에 올랐다. 당 후보별 득표율과 순위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1위로 본경선에 올랐다고 당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김웅 의원, 김은혜 의원, 윤영석 의원 3명은 본경선에 올라가지 못했다.

예비경선은 지난달 26∼27일 이틀 동안 ‘당원 50%, 일반 국민 50%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론조사기관 2곳에서 당원·일반국민 각 2000명씩 조사했다. 역선택 방지를 위해 일반 국민 범위를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한정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 결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원 투표 및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달 28일 확인됐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전 원내대표, 홍문표 의원, 조경태 의원 순이었다.(사진_뉴시스)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 결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원 투표 및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달 28일 확인됐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전 원내대표, 홍문표 의원, 조경태 의원 순이었다.(사진_뉴시스)

세대 간 대결 구도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본선 레이스에서 세대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해졌다.

30대 ‘0선’인 이 전 최고위원이 1위로 예비경선을 통과하면서 50∼70대의 4·5선급 중진들과 맞서는 형국이 된 것이다.

당내 신진세력이 세대교체를 앞세운 이 전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 이를 추격하는 중진 후보들의 합종연횡 여부가 당권의 향배를 가르는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 전 최고위원이 일반 국민의 압도적 지지(51%)로 예비경선에서 선전했지만, 당원 여론조사에선 4선 출신의 나경원 전 의원이 32%로 이 후보(31%)를 근소하게 앞섰다. 5선에 현역인 주호영 전 원내대표도 당원 조사는 20%로 선전했다.

따라서 ‘당심’의 반영 비중이 50%에서 70%로 커지는 본경선은 예비경선과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애초 당 안팎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 외에 김웅·김은혜 의원 중 한 명이 예비경선을 통과해 본선에서 소장파의 단일화가 이뤄지는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두 사람이 모두 탈락하면서 이런 가능성은 사라졌다.

자연스럽게 신진 단일화를 이룬 이 후보로선 쇄신을 갈망하는 초·재선 의원 등의 소장 세력을 온전히 등에 업고 선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중도 성향인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일부 중진도 지지세를 보탤 수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본경선 진출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차기 당 대표는 어느 때보다 중립성, 공정성이 요구된다”며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권 주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같은 분들이 선뜻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 할지 의문”이라고도 했다.(사진_뉴시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본경선 진출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차기 당 대표는 어느 때보다 중립성, 공정성이 요구된다”며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권 주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같은 분들이 선뜻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 할지 의문”이라고도 했다.(사진_뉴시스)

계파 정치의 부활?

예비경선 직전 당권 레이스를 혼탁하게 했던 계파정치 논란이 심화할 공산이 크다. 그동안 수면 아래 잠겨 있던 고질적인 ‘계파 갈등’이 결국 모습을 드러내며 ‘도로 새누리당’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권 주자 중 계파 문제를 처음 거론한 인물은 나 전 의원이었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정 계파 당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다.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유승민 전 의원을 밀어주는 편파적인 당 대표를 선출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 전 의원은 “차기 당 대표는 어느 때보다 중립성, 공정성이 요구된다”며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권 주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밖에 있는 윤석열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같은 분들이 선뜻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 할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이어 “저는 계파 없는 정치를 해왔고, 지금도 그 어떤 계파 논리나 세력과도 얽혀 있지 않다. 모든 대선주자에게 가장 중립적인 심판이 되어드릴 수 있다”며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당 대표, 그것이 정권교체 당 대표의 최고 스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전 최고위원은 즉각 반박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작심한 듯 다음 날 페이스북에 ‘심판’, ‘탐욕’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면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캠프에 있으면서 언젠가는 심판하겠다고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며 “당의 후보가 선출된 뒤에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 밖의 사람들에게 줄 서서 부족함이 없던 우리 당의 후보를 흔들어댔던 사람들, 존경받지 못할 탐욕스러운 선배들의 모습이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저도 나경원 후보의 말씀에 공감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구 친박계의 전폭지원을 받고 있는 나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탐욕을 부려 심판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나 전 의원을 직접 겨냥한 셈이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도 나 전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지역 논란, 세대 논란에 이어 진작에 사라졌어야 할 계파 논란 망령까지 다시 불거져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계파정치의 피해자였던 유승민 계가 전면에 나서 계파정치의 주역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이들의 그림자가 이번 전당대회 시작부터 아른거리기 시작하더니 이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진기예로 인기를 얻는 어떤 후보는 공공연히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가 자신의 정치적 꿈임을 고백하여 왔다”며 “당대표가 되면 공정한 경선 관리가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1위 이준석 경계...치열한 본선 경쟁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합동 연설회에서도 중진의 후보들은 예비경선 결과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이 전 최고위원도 “단일화든 네거티브든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상대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첫 발언에 나선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밝혀온 청년 할당제를 보란 듯이 공약으로 내세웠다.

나 전 의원은 “청년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실히 열어드려야 한다”며 “선거법 개정을 김기현 원내대표와 협의해 바로 추진하겠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청년 한 명씩 꼭 공천하도록 하는 청년 할당제를 반드시 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국회 경험도 없고, 큰 선거에서 이겨본 경험도 없으며, 자기 선거도 패배한 원외 당대표가 대선이라는 큰 선거 이길 수 있겠나”라며 “그 사람 말을 보지 말고 행동과 성과를 보라. 입으론 누구나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계파 논란과 관련 “이 전 최고위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대선 공천을) 공정하게 할 거라고 본다. 문제는 공정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공정하게 보이느냐’다. 공정하다고 믿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홍문표 의원도 “대통령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는 당을 자강시켜 야권 대통합을 이루고 승리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를 선출할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후보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며 “젊은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청년당이 되고, 당을 팔아 자기 정치를 하고 계파, 대리인 정치를 하면서 중도를 확장해 대선 승리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조경태 의원은 예비경선 순위를 발표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정견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순위를 발표하면 안 되는데 알려져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생각한다”며 “컷오프에 대한 자료 유출은 상당히 심각한 불공정 경선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본경선 진출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대선 공천을) 공정하게 할 거라고 본다. 문제는 공정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공정하게 보이느냐’다. 공정하다고 믿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사진_뉴시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본경선 진출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이 대표가 되더라도 (대선 공천을) 공정하게 할 거라고 본다. 문제는 공정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공정하게 보이느냐’다. 공정하다고 믿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사진_뉴시스)

중진 후보의 단일화?

중진 후보들은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항하기 위한 단일화 움직임이 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는 일제히 선을 그었다.

나 전 의원과 주 전 원내대표는 “그런 논의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고 조 의원도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억측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홍 의원은 “표가 모자란다고 표를 보탠다는 건 하나의 음모”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중진 후보 단일화론에 대해 “다 좋다. 그들의 경륜과 경험에 따른 모든 전략, 전술을 구사하셨으면 한다”며 “대신 결과는 담백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단일화든 네거티브든, 무엇이든 저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상대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단일화 결과, 일 더하기 일이 1.5 이상 나오는 선거를 보지 못했다”며 “저를 상대로 다른 후보들이 어떤 전략전술을 구사해도 누가 봐도 인위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기대하는 산술적 효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이 당선되면 이 전 최고위원에게 선대위원장을 맡기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 왜 나오는 얘기인지 모르겠다. 네거티브 하다가 그런다고 통 크게 보이지 않는다”며 “유치하다”고 일축했다.

이어 “제가 당대표를 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선대위원장은 해도 된다는 건 문장 자체로 모순이면서 오류”라며 “제발 합리적인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과 주 전 원내대표가 청년 할당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청년 할당제를 통해 들어온 우리당 인사들이 역대 의정활동에서 어떤 인상적인 행보를 남겼나”라며 “청년 할당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왜 지금까지 실패한 방식을 답습하려 하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계속되는 계파 논란

나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준석 후보 여론이 강세를 보여 단일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단일화를 위한 논의는 전혀 없다는 말씀을 거듭드린다”면서도 이 전 최고위원 대해 “유승민 후보만 국민의힘 경선 열차에 태우고 떠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나 전 의원은 “1차 예비 컷(예비경선)까지 분위기의 선거였다면, 2차 본 경선은 분위기의 시간이 가고 합리적 판단의 시간이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며 본 경선에서의 선전도 자신했다.

또 “당심도 전략적 판단을 할 것”이라며 “당 대표는 대선, 지방선거를 관리해야 한다. 녹록지 않은 자리다. 어려운 숙제를 풀 사람이 누구인지 잘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대표의 시대적 소명이 있다”며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야권 통합과 단일후보 선출”이라며 “야권 후보를 모두 만나 우리 통합열차에 탑승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 대표 출마 2주 전까지만 해도 ‘유승민계 대표격’이라고 말했다. 1년 여전 전만 해도 ‘21대 국회에 들어가면 유승민 대통령 만드는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통합의 그림을 보면 유승민 후보만 국민의힘 경선 열차에 태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승민계라고 하는 게 실존하는지도 약간 의문”이라면서 “실존한다고 했을 때 그들이 어떤 조직적인 힘을 발휘해서 이준석을 당 대표로 밀어 올릴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옛날에 유승민을 대통령 만들었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될 때 대통령 만들기에 노력했고, 바른정당 시절에는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에 노력했다”면서 “유승민이든 윤석열이든 홍준표든 아니면 안철수든 누구든 대통령 만들어야 된다. 만드냐 마느냐의 문제지, 누구를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게 제 목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될 때 대통령 만들기에 노력했고, 바른정당 시절에는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에 노력했다”면서 “유승민이든 윤석열이든 홍준표든 아니면 안철수든 누구든 대통령 만들어야 된다. 만드냐 마느냐의 문제지, 누구를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게 제 목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사진_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저는 박근혜 대통령이 될 때 대통령 만들기에 노력했고, 바른정당 시절에는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에 노력했다”면서 “유승민이든 윤석열이든 홍준표든 아니면 안철수든 누구든 대통령 만들어야 된다. 만드냐 마느냐의 문제지, 누구를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게 제 목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사진_뉴시스)

이 전 최고위원처럼 원내 진출 경험이 없는 30대 청년이 당권에 근접한 것은 한국 정당사에선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이 전 최고위원 돌풍의 진원을 찾는다면 낡은 지역·계파 구도에 안주하면서, 다급할 때면 ‘태극기 부대’ 같은 극우세력과도 손잡고, 선거를 앞두고는 집권 여당의 실정에 기대어 반사이익만 챙기려는 데 급급했던 제1야당의 ‘무능’과 ‘무사안일’이 지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기전 정치인들에게 구태를 벗어나 혁신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는 민심이 표출된 결과라고 보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새 정치의 진정성을 입증하면서 변화의 기세로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4·7 재보궐 선거 압승은 민심을 외면하고 독주·오만의 정치를 펼친 여권에 대한 준엄한 질책이었지 국민의힘이 잘해서 얻은 성취가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예비경선에서 젊은 층의 응답을 다 채우지 못해 결과 발표를 하루 늦춘 것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본경선에서도 예비경선 때와 같은 계파 갈등 구태가 재연되면 모처럼 찾아온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지켜내기 힘들 것이다. 네거티브 공세야말로 정치 혐오를 조장하는 선거 적폐 아닌가. 본경선은 진흙탕 싸움이 아니라 비전 경쟁으로 승부해야 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최고위원의 예비경선 1위라는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내부에 국한된 흐름으로 의미를 축소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여야를 떠나 세대교체와 정당정치 개혁 등 자기 쇄신을 위한 치열한 토론과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당원과 일반 국민 비중이 7대 3인 본경선에서도 돌풍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이 전 최고위원이 본선에서 실패한다고 해도, 이미 정치권에 상당한 과제를 던진 것이다. 정치권은 대한민국 정치권에 바라는 변화와 세대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그리고 그 밥에 그 나물인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과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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