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8시58분쯤 용산에서 여수엑스포역으로 출발하기 위해 회송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서울역 진입 중 맨 뒤에 달린 발전차 1량이 궤도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10시10분께 서울역 안내소에 해당 구간의 승차권 환불을 요구하는 승객들의 모습.(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 지난 2일 오후 8시 58쯤 서울역에 진입하던 무궁화호 열차 맨 뒤쪽의 발전차 1량이 궤도를 이탈했다. 승객이 탑승하지 않은 열차여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코레일은 오전 6시 30분쯤 임시복구 작업이 끝나 모든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사고 여파로 첫 열차인 포항·진주행 KTX부터 출발시각이 연쇄적으로 최대 1시간 40분씩 늦춰지면서 승객들의 혼선도 계속되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열차는 용산에서 여수엑스포역으로 출발하기 위해 회송하던 열차로, 서울역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열차 가장 뒤쪽 발전차 1량이 궤도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익명의 철도전문가는 “열차운행시 선로 변경에 사용되는 선로전환기의 고장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철도공사의 안일한 안전불감증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사 사고의 방지를 위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유사한 선로전환기의 일제 정비가 필요하고 밀착검지장치와 첨단레일의 고정 장치 등 일제 점검을 통해 불량한 곳이 없는지 살펴보고 취약한 곳이 있으면 사전에 부품교체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복구 시간이 늦어진 것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복구 작업을 위해서는 기중기가 들어가야 하는데 다른 철도의 운행 때문에 응급조치로 선 하나로 양방향을 운행시켰다”면서 “막차를 보내고 난 후 실제 작업을 시작한 시간이 새벽 2시 30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해 복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복구를 하던 기중기 붐대가 전동차의 옆면에 약간 스친 것으로 사고가 아니다”라면서 “작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궤도를 이탈한 무궁화호 열차 맨 뒤쪽의 발전차 1량(사진_제보사진)

이번 사고를 기점으로 그동안 철도공사노조가 주장해 온 주식회사 에스알과의 통합 문제를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5월 시험운전 중이던 SRT의 탈선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를 명분으로 두 철도기관을 다시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SR과의 계약이 한국철도에 불공정한 계약이라며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철도와 SR의 통합논의가 다시 일어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궤도 이탈 사고는 지금까지 철도공사노조가 주장해 온 SR의 안전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관련해 철도공사의 안전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새삼 느끼게 해 주는 탈선사고이다. 또 철도공사와 SR의 통합만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철도공사노동조합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보여 준 셈이다.

현재 국토부는 한국철도와 SR의 통합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국토부에서 수립하는 제4차 국가철도발전기본계획에 보다 체계적이고 독립적 안전관리체계를 반영하여 이번 사고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명한 정책을 수립하기 바란다.

박희윤 기자  bond003@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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