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 277호] 남편과 아내 중에서 누가 돈 관리를 해야 하나요? 이 문제는 풀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여자가 관리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왜냐하면 대개 남자들은 돈을 벌 줄만 알지 쓸 줄은 모르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더 현명한 대답은 ‘아내 아니면 남편이라는 흑백 논리를 배제하고 부부의 성향에 따라 상의해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OX로 물어보면 답이 없습니다. 이 세상에 모나 도만 있나요? 실제로 윷놀이를 하면 개나 걸이 훨씬 더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흰색이나 검은색이 아닌 회색이 훨씬 더 많아요.

경제 문제는 반드시 상의를 한 후 남편이든 아내든 정하여 관리하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서로 공유하면 됩니다. 남편과 아내가 합의해서 ‘좋다’라는 결론이 나오면 그대로 진행하세요.

그런데 남편이나 아내 중 한쪽이 ‘싫다’라고 말하면 하지 마세요. 그런 경우에는 부부가 합의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면 실수하지 않아요. 남에게 떼인 돈은 남편 몰래 빌려 준 돈이고, 망하는 사업은 아내 몰래 추진한 사업입니다.

부부란 돈을 초월하는 신비한 힘을 가진 관계입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도 남편은 줄 수 있어요. 가계부를 쓰라는 것이 아내가 돈 몇 푼 쓰는 걸 알고 싶어서도 아니고, 또 경제권을 다시 달라고 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상대가 원하면 돈 씀씀이를 공개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아내가 돈보다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잘못되는 걸 미리 방지할 수 있거든요. 

이건 남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관리한다고 해서아내가 몰라서도 안 되고, 아내가 관리한다고 해서 남편이 몰라서도 안 됩니다. 각자가 관리해도 수입에 대한 공유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내들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남편이 돈을 주면 그 돈이 자기 것인 줄 안다는 거지요. 그래서 ‘내 돈은 내 돈, 남편 돈도 내 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남편이 1,000만 원을 벌어다 줘도 돈을 줄 때마다 남편을 구박합니다. 그 돈을 남편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 아내들은 남편이 월급 이외의 돈으로 선물을 사주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럴 능력이 있으려면 남편에게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남편의 ‘내 돈’을 인정해 줘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왜 아내들은 남편들의 ‘내 돈’을 인정하지 않을까요? 남편들이 그 돈을 모두 허투루 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음식을 먹는 동물 중에 과식을 하는 건 인간밖에 없습니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은 먹이를 먹다가도 배가 부르면 그만 먹습니다. 그러니 병원이 없어요.

병원을 만들어 놓고 가는 건 사람밖에 없어요. 그럼 왜 사람이 병원에 갈까요? 바로 욕심 때문입니다. 그만 먹어야 하는데도 계속해서 먹기에 병원에 가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사업을 하든지 뭘 하든지 ‘이건 아니다’라는 느낌이 오면 그때 그만두어야 합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고, 사야 할 물건이 아니고, 투자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본인 스스로가 안다고요.

그럼 멈춰야 하는데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넘어갑니다. 그게 바로 욕심인 것이지요. 모든 문제는 욕심에서 출발합니다. 망하는 데에는 욕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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