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오늘 홍콩 팀과의 경기가 있어 운동장 나가기 전부터 마음이 설레었다.

왜냐하면 홍콩 팀과 경기를 한번도 해본적도 없고 또 정보도 별로 없었다. 동남아시아에서 태국이 가장 야구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경기에서 홍콩 팀이 태국 팀을 무려 15 : 8로 이겼다. 이 소식을 듣고 심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도대체 홍콩 팀이 어떻게 이렇게 야구를 잘 한단 말인가? 너무 궁금해 태국 팀과 홍콩 팀 경기한 장면을 보았는데 태국 팀이 홍콩 팀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에서 필리핀 팀이 잘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듣고 알고 있었지만 홍콩 팀이 이렇게 잘 할 줄은 정말 몰랐다.

왼쪽부터 손사랑 감독, 이준영 감독, 이만수 이사장, 제인내 대표, 김현민 감독(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왼쪽부터 손사랑 감독, 이준영 감독, 이만수 이사장, 제인내 대표, 김현민 감독(사진_헐크파운데이션)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직접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에 들어가 선수들을 격려했는데 이번 제13회 동아시아컵 야구대회 때는 내가 총 책임자로 되어 있어 덕아웃이 아닌 포수 뒤편 관중석에 올라가 경기 전체를 구경했다. 도대체 홍콩 팀이 얼마나 잘 하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홍콩 팀과 경기 시작부터 모든 기량 면에서 떨어진다는 것을 펑고연습 때부터 알았지만 이 정도로 실력차이가 많이 날 줄은 정말 몰랐다.

오늘 경기에서 안타깝지만 5회 18 : 0 으로 콜드게임 패 당했다. 도대체 홍콩 팀이 세계야구에서 몇위 하는지 인터넷으로 확인했더니 54위였다. 그리고 필리핀이 세계 42위로 되어 있다. 태국 팀이 세계 79위로 되어 있고 라오스 팀이 세계 꼴찌인 83위였다. 물론 베트남 야구 팀이 라오스 보다 한단계 밑인 84위로 되어 있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라오스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라오스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필리핀 팀이나 홍콩 팀은 야구의 역사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오랜 세월 야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던 팀이다. 거기에 비해 이제 시작 단계에 있는 라오스는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오늘 경기를 통해 지도자들이나 선수들 모두가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을 것이다. 라오스 야구가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달 남지 않은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더 많이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김현민 감독이 선수들을 가르치고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모든 경기를 다 마치고 집대성처럼 썼던 자료들을 스텝진들과 함께 모여 이날 경기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토론했다. 오늘 경기는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선수들이 먼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경기 전체를 본 김현민 감독도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 집중적으로 해야 하는지 내가 직접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아마추어, 프로 할 것 없이 게임은 게임이다. 이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게임할 때와 밖에서의 마음 자세가 달라야 한다. 라오스 선수들이나 지도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두가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김현민 감독이 끊임없이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야 한다.

스포츠는 즐기는 것이라 이야기하곤 하지만 각종목의 지도자들은 누구 할 것 없이 경기장에 들어가면 승부사로 돌변한다.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한 질책이 아니라 질 때 지더라도 경기에서 보여지는 선수들의 눈빛은 성난 야수의 눈빛이 되어야 한다.

승부의 세계에서  몸부림치는 과정 또한 인생을 살아가는 선수들에게 또다른 배움이 될 것이다. 생활속에서는 순한 양일지언정 그라운드에 들어서는 순간 순한 양에서 성난 야수로  돌변하는 선수들의 눈빛을 다음 경기에서는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젊은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르쳤다면 이제부터는 선수들에게 게임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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