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사진_헐크파운데이션)

4월 30일 홍콩 팀과의 경기가 있어 아침 10시에 야구장으로 향했다. 오후 1시가 경기라 호텔에서 아침 10시에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호텔에서 출발하기전 엄청난 폭우로 인해 저 지대가 잠길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 라오스 국가대표 선수들이 처음 가보는 태국 야구장이기 때문에 일단 야구장으로 출발했다. 열심히 가고 있는데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태국협회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와 오늘 경기는 취소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도 모든 선수들이 태국 야구장을 구경하고 싶다며 야구장으로 가자고 하여 야구장에 도착하니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두 경기가 중지된 상태였다. 운동장은 물바다로 더이상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스텝진들과 선수들이 야구장을 구경하고 호텔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태국야구협회 측과 WBSC 주최 측에서 더이상 비가 내리지 않으면 경기를 속행 한다”며 호텔로 들어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였다.

운동장이 물바다로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운동장 보수를 하고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운동장이 물바다로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운동장 보수를 하고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야구장에 나와 4시간을 기다리니 태국협회 측에서 조금씩 운동장 보수를 시작하였고 B구장은 경기에 아무 지장이 없도록 완벽하게 정리했다.

문제는 앞서 경기하는 필리핀 팀과 캄보디아 팀과의 경기다. 이미 인필드 그라운드에는 물로 꽉차서 경기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협회측에서 어떻게 해서라도 경기를 속행하기 위해 협회 직원들이 물통과 물을 빨아드리는 스폰지를 들고 그라운드로 나오자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양팀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나와 순식간에 그라운드 정리를 깨끗하게 다 정리했다.

특히 야구 전문가인 양팀 선수들이 움직이니깐 한시간 이상 걸릴 작업이 30분 만에 깨끗하게 정리했다.

야구장에서 무려 4시간 기다렸는데 선수들이나 스텝 그리고 이들을 이끌어 가는 대표단들도 지루할만도 한대 어느 누구하나 불평하거나 화내는 사람이 없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태국협회 직원으로부터 라오스 팀과 홍콩 팀 경기가 취소 되었다며 연락까지 한 상태다.

그런데도 다시 경기를 재기한다고 하니 누구하나 화를 내거나 불평하는 사람 없이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드리며 야구장에서 4시간 기다리는 모습에 솔직히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상호 인사를 위해 도열해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상호 인사를 위해 도열해 있다.(사진_헐크파운데이션)

앞서 경기한 필리핀 팀은 아예 덕아웃에서 공연까지 하며 무력한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장면에 입이 다물러지지 않는다.

옆에 있던 제인내 대표가 이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모든면에서 조급함이 없이 기다린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제인내 대표한테 '아침에 경기 취소하지 않았느냐?' 이야기 했더니 이들은 그것보다 야구가 하고 싶어 온 선수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야구장에서 기다린다는 것이다. 정말 홍콩 팀도 가지 않고 야구장에서 4시간을 꼼짝하지 않고 기다려서 게임했다.

이날 경기는 결국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경기를 속행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운동장에서 4시간 이상 기다리면서 어느 누구하나 태국야구협회에 컴플레인 하는 지도자나 스텝 한명 없는것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하루였다.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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