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2024년 ‘마스터즈 시리즈’ 공개
정명훈의 CHORAL Ⅰ, Ⅱ

2024 KBS교향악단 마스터즈 시리즈 3월, 7월 (포스터_KBS교향악단)
2024 KBS교향악단 마스터즈 시리즈 3월, 7월 (포스터_KBS교향악단)

[시사매거진 강창호 기자] KBS교향악단이 2024년 기획공연 ‘마스터즈 시리즈’를 공개했다. 2022년부터 시작된 ‘마스터즈 시리즈’는 지휘자 또는 협연자를 선정하여 보다 심도 있고 깊이 있는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그 연주자들의 음악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마련된 기획공연이다. 매년 신선한 기획과 새로운 도전으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작년에는 마렉 야노프스키, 니콜라이 루간스키 두 명의 ‘마스터’와 함께 총 세 번의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나 기립박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올해는 정명훈 지휘자가 그 동안 한국에서 잘 연주하지 않았던 대곡들을 선정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솔리스트와 합창단이 함께 꾸미는 두 번의 합창 무대를 준비했다.

봄날의 이색 선율, 베르디 ‘레퀴엠’

KBS교향악단은 3월 7일(목) 롯데콘서트홀에서 베르디 레퀴엠을 연주한다. 베르디의 레퀴엠은 그가 작곡한 수많은 오페라와 더불어 걸작으로 손꼽히는데 그의 레퀴엠은 자신이 존경했던 두 위인,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의 선구자인 조아키노 로시니와 이탈리아의 대문호 알레산드로 만초니의 죽음에 그들을 추모하기 위해 작곡했다. 종교음악 형식을 탈피해 드라마틱한 오페라를 듣는 듯한 느낌의 곡이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의 강렬한 울림이 압권이며 단순히 죽은 자를 위한 ‘미사’라기 보다 ‘인간의 숙명’에 대한 메시지까지 담고 있다. 특히 다른 레퀴엠보다 강렬한 7개 악장 중 두 번째 ‘진노의 날(Dies Irae)’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전곡을 감상할 기회는 많지 않은데 그 어떤 오페라보다도 강렬한 극적 모멘트들로 넘쳐나는 한편의 드라마를 국보급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고 서선영(소프라노), 방신제(메조소프라노), 김우경(테너), 심기환(베이스) 등 솔리스트와 합창단이 협연한다.

마에스트로 정명훈 ©Matthias Creutziger
마에스트로 정명훈 ©Matthias Creutziger

로시니 ‘스타바트 마테르‘ 

시리즈의 두 번째 합창은 7월 12일(금) 롯데콘서트홀에서 벨칸토 오페라의 대부인 로시니가 작곡한 ’스타바트 마테르‘를 연주한다. 일반적인 로시니의 오페라들을 들어보면 대부분 재미있고 경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지만 ’스타바트 마테르‘는 라틴어로 ’슬픔의 성모께서 서 계셨다‘라는 기도문이다. 십자가 아래에서 엎드려 애통하던 성모가 마침내 일어나서 십자가상의 예수 그리스도를 발이라도 부여잡으면서 슬퍼하는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이탈리아 특유의 아름답고 화려한 창법의 벨칸토 양식을 바탕으로 극적인 색채와 우아하고 장엄한 선율, 대규모 합창과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로시니의 작품세계 중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와 혼성 합창, 두 명의 소프라노와 각 한 명의 테너와 베이스 등 총 네명의 독창자가 연주하며 황수미(소프라노), 김정미(메조소프라노), 김승직(테너), 사무엘 윤(베이스바리톤) 등과 연합 합창단이 함께할 예정이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정명훈 지휘자는 2017년에 이탈리아 국가 공로 훈장(3등장)인 ‘콤멘다토레 오르디네 델라 스텔라 디 이탈리아’를 받았고, 2022년에도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공화국 공로 훈장(2등장)인 ‘오르디네 알 메리토 델라 리퍼블리카 이탈리아나’를 수상한 바 있다. 이는 정명훈 지휘자가 그동안 라 스칼라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베니스 라 페니체 극장 오케스트라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전 세계에 이탈리아의 위상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이탈리아 작곡가의 고유의 감미로우며 화려하고 극적인 창법과 종교적 슬픔을 누구보다 조화롭게 표현해 낼 수 있는 지휘자”라며 “감동의 합창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 ©Matthias Creutziger
마에스트로 정명훈 ©Matthias Creutz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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