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목표를 꿈꾸며 유학 떠나는 직장인 증가
중국이나 유럽이 희소가치 높아, 비용 절감되는 사이버 유학도 각광 연봉제가 도입된 이후 소위말해 ‘몸값’을 높이기 위한 직장인들의 ‘자기계발’이 한창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해외유학’. 이제 직장인들에게 유학은 먼 얘기가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맞춰 외국어 실력에 실전 경험까지 갖춘 유학파들이 취업에서도 우세를 보이면서 유학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학의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부터이다. 98년 15만명선이던 유학·연수자 수가 2002년 10월말까지 10개월동안 무려 30만명이 넘었다. 5년만에 두배가 증가한 셈. 연간 사상 최대 수준이기도 하다. 이같은 유학 열풍 중심에 직장인이 서있다. 외환위기 이전 전체 유학, 연수생의 10%도 안되던 직장인들이 최근에는 30∼40% 선으로 늘어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이같은 직장인 유학생 대부분은 20대 중반∼30대 중반으로 직장 생활 5년차 이하가 전체 직장인 유학생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경력이 어느 정도 쌓여 MBA 도전 등에 유리하고, 또 갔다와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여유도 있기 때문이다.
30대 후반 이후가 되면 학생비자를 받기 어려워지는 문제도 있다. 직장인 유학 열풍의 근원에는 외환위기 이후 180도 달라진 회사생활이 자리한다. 연공서열보다 개인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면서 어떻게든 몸값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해 초부터 불어닥친 각 그룹사들의 ‘글로벌 핵심인재 확보’ 바람도 한 몫 했다. 대기업 사장들이 전세계 유명대학을 돌아다니며 해당 대학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높은 연봉에 데려오는 모습은 직장인들의 유학 욕심을 한껏 부추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업도 ‘실전에 강한’ 유학파들 선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한국의 명문대 출신 직장인들도 한국을 떠나가고 있다. 몸값을 높이기 위해 전문지식을 높이기 위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금까지 털어가며 직장인들은 너도나도 유학길에 오른다.
다국적 인터넷기업 A사의 한 외국인 서울 지사장(30)은 얼마전 한국인 직원에게 “국내 인터넷 기업들의 시장경쟁력에 대해 알아오라”고 지시했다. 한참만에 돌아온 직원은 “기존에 정리된 자료가 없다”고 했다. 그는 “단계별로 일러주지 않으면 혼자서는 아무 일도 못하는 한국 직원들 때문에 무척 당황했다”고 했다.
국내 대기업의 한 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인원의 3배인 167명을 경력사원으로 뽑았다. 정확한 수치는 비밀이지만 신입사원은 물론 경력사원 중 절반 가까이는 해외 석사 출신이었다는 후문이다. 삼성물산 김석규 인사팀 과장은 “기업 입장에선 교과서에서 10년 전 지식을 배워오는 국내 대졸자보다는 결국 실전 교육을 받은 해외출신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유럽 유학이 희소가치 높아
유학이라면 으레 미국유학을 떠올린다. 직장인이 선호하는 MBA 과정만이 아니다. 정치·사회학 등 대부분 학문에서 미국 선호도는 절대적이다. 교육인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2001년 전체 유학생 15만명 가운데 6만명 가까이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북미에 속하는 캐나다(2만명)까지 합치면 50%가 훌쩍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미국대학 유학생은 그만큼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된다. 확실하게 ‘미국이다’라고 답을 내지 못한다면 분위기에 휩쓸려 갈 필요는 없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먼저 중국이 눈에 띈다. 2001년 공식통계에 따르면 중국 유학생이 1만6000명뿐이지만 비공식적으로 2만명이 넘는다고 알려졌다. 중국이 유학지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마디로 중국경제발전에 거는 기대에 있다.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중국을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 현지 취업은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미국 내 기업에 취업할 때도 중 국어는 필수가 됐을 정도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학생 가운데 정식 입학 전 중국에서 6개월간 어학연수를 하는 등 중국어를 미리 공부하는 경우도 늘고있다.
MBA과정도 서서히 부각된다. 상하이에 위치한 비즈니스스쿨 씨브스(CEIBS)는 상하이시와 유럽연합(EU)이 공동으로 세운 학교다. 이 학교는 2001년 세계 100위권에 들어서더니 지난 해는 50위권(파이낸셜타임즈 기준)에 진입했다.
유럽은 어떨까. 유럽은 아직 선호도가 떨어진다. 서유럽 내에서 가장 유학생이 많은 프랑스도 6600명에 불과하며 유럽을 통털어 봐도 2만명 수준으로 미국의 3분의 1정도다. 그러나 유럽유학은 미국보다 선호도가 떨어져도 유학생이 많지 않은 탓에 지역전문가로 클 가능성은 휠씬 높다. 희소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탈리아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종원 수원대 교수는 이탈리아에 관한한 독보적인 존재다. 그는 “유럽 작은 나라를 택하면 한국과 그 나라를 연결하는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고 강조한다. 무역규모가 커질수록 한국에서의 가치는 높아진다는 얘기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유럽전문가 채용도 꾸준하다. LG CNS도 최근 MBA·석박사를 대상으로 유럽전문가를 뽑았다. 국내 최대 유럽 MBA 사이트인 ‘유로 MBA클럽’에는 구인 문의가 심심찮게 올라온다.기간도 미국 대학은 2년제를 고집하고 있지만 유럽은 1년제·1년 6개월제 등 다양해 백수생활이 부담스러운 직장인에게는 권할만 하다. 비용도 2년제보다 상대적으로 싸다. 유럽에서는 공짜로 공부할 수 있는 대학도 많고 유럽이 학생을 유치하면서 내세우는 점도 저렴한 학비라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떠나기 전부터 치밀한 비용 준비
유학을 가기 전이나 갔다와서나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첫 번째 걸림돌이 바로 비용문제. 비용이 얼마나 들고, 어떻게 마련할지, 갔다 와서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가 최고 관심사다. 유학 비용은 국가나 학교·학과·생활형태에 따라 천양지차인데 미국 MBA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평 균 7000만원선으로 현지에서 골프를 치거나 각종 세미나, 행사 등에 참여한다면 부대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네트워크 형성보다 학업에만 목적을 세우고 학교와 기숙사만을 오간다면 학비·숙식비로도 가능하다. 미국 커뮤니티칼리지도 석사 과정에 연간 2만달러 정도 비용이 필요하다. 일반대학원 박사 과정의 경우 통상 3년에서 5년 정도 걸리지만 대부분 미국대학이 장학금을 주기 때문에 비용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 유럽지역 1년짜리 유명 MBA는 평균 7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유학비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면 최소한 2∼3년 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하라고 충고한다. 자금이 준비돼 있다면 관리 쪽에, 그렇지 않다면 목돈 마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학 자금 마련을 목표로 한다면 만기가 6개월에서 3년인 상호부금이 현재로선 가장 적절한 상품이 될 수 있고 3년 정도 기간이라면 근로자 우대저축 같은 비과세 상품이 최적이지만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이미 가입했다면 최대한 불입하고, 아니면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적립식 신탁 상품 정도가 대안이 될 수 있을것이다.
유학을 갈 때 퇴직할 것인지의 여부도 미리 결정해야 한다. 퇴직할 생각이라면 유학 자금 마련에 장기주택마련저축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원래 7년 이상이지만, 퇴직을 하면 기간에 관계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퇴직 후 유학을 갈 사람이라면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해 두는 게 좋다.
급하게 학비를 마련해야 한다면, 국내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금융기관별로 차이가 있지만 3000만원에서 최고 5000만원 정도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과거 금융기관에서 유학관련 전문 상품을 일부 내놓았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기유학 보험 상품을 제외하면 유명무실해진 상태. 따라서 일반 신용대출이나 담보 대출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에도 한꺼번에 많은 대출보다는 첫 학기 학비 정도만 준비하라고 권한다.

유학번역 서비스 이용해 에세이 작성
산업공학과 졸업 후 모 중공업체에 근무하다 카네기멜론대 MBA 입학에 성공한 A씨는 유학번역서비스 덕을 톡톡히 볼 경우다. 입사 후 프로젝트팀에 들어간 A씨. 그러나 운 나쁘게도 가는 팀마다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이 안돼 팀이 해체되고 새 프로젝트팀에 배치 받기를 여러번 했다.
4번째 배정된 팀 프로젝트까지 흐지부지되자 A 씨는 새로운 부서 배치를 원했고 그렇게 간 곳이 납품부서였다. 그러나 납품 관련 일에 흥미를 못느낀 A씨는 아예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MBA 준비에 들어갔다.
문제는 에세이. 공대 출신인 데다 유난히 글솜씨가 없어 고민이던 A 씨는 인터넷 상에서 ‘유학번역서비스’ 업체를 찾아냈다. 서비스 업체는 A씨 설명을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줬다.
프로젝트가 진행이 안돼 이리저리 옮겨다닌 사연은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을 거치며 경력을 쌓은 것으로 바뀌었고 납품부서로의 배치는 일단 프로젝트 업무에 자신이 생긴 뒤 다른 경험을 얻기 위해 부서를 이동한 것으로 윤색됐다.
이뿐 아니다. 3군데 학교에 원서를 넣은 A씨에게 서비스업체는 각 학교가 선호하는 에세이 경향을 알려주며 이에 맞는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팀장에게 의뢰한 추천서 역시 팀장이 한글로써 준 초안을 토대로 서비스업체가 멋들어지게 작성해줬다.
이처럼 인터넷 상에서 유학번역서비스를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사이트들이 활황이다. 미국인 전문가들을 채용해 에세이를 다듬어주는 이들 사이트에 번역원고를 보내면 24시간 내 가격이 산정되고 이후 서비스를 신청하면 5일 이내에 에세이가 완성된다. 초안작성부터 지도해주는 토털서비스의 경우 A4용지 장당 8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 졌다.

율적이고 저렴한 사이버 유학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고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가는 유학에 선뜻 용기를 내는 일이 쉽지 않은 사람에게 내 집 컴퓨터 앞에서 세계 각국 유수 대학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보다 더 반가운 일이 있을까?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유학’은 직장을 다니면서 학위를 딸 수 있을 뿐더러 비용 또한 줄일 수 있어 자기계발을 열망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사이버 유학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적은 비용으로 외국 대학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상대학 중 상당수는 실제로 유학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학위를 준다. 비용은 직접 유학할 경우 연간 2천만~3천만원 정도 드는데 비해 사이버 대학에선 수업료 등으로 2백만∼3백만원선이면 족하다. 실제 유학에 들어가는 비용의 10분의 1수준이다. 또 자기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적인 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인터넷을 통해 유학하려면 원하는 대학의 홈페이지에 입학원서를 내고 성적증명서나 추천서 등 필요한 서류는 우편으로 접수시키면 된다. 해당대학의 입학자격에 맞는 대학성적과 함께 일정수준 이상의 토플 점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인터넷을 통해 학위를 받으려 할 경우 명문대학처럼 보이는 3류대학과 ‘유령대학’도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대사관 등 공식기관이나 믿을 만한 곳에서 해당 대학의 인가 여부 등을 꼼꼼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만도 하버드나 MIT, 뉴욕대 등 명문대를 비롯해 2백여개의 대학이 인터넷을 통한 ‘원격수업(Distance Learning)’에 나섰다. 개설된 강좌도 변호사 과정에서부터 경영학, 약학, 항공조종학에 이르기까지 3백여개에 달한다. 아폴로그룹이 운영하는 피닉스대학(www.uophx. edu)은 미국 최대의 사이버대학으로 통한다. 지난 89년 설립된 이 대학은 직업이 있는 성인들만 ‘입학’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4천3백여명이 등록해 수강하고 있다.
또 내셔널 테크놀러지컬 대학(NTU)엔 13개의 공학석사 과정과 5백여개의 단기과정이 개설돼 있으며, 서부가상대학은 미국 서부의 14개 주지사협회에서 지난 95년초부터 3년간 체계적으로 준비한 끝에 98년에 개교했다. 일반 학문과 함께 직업기술과정과 특수과정을 열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도 다이얼 사이버스페이스대학(www.dialnsa.edu)에선 전세계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지도교수 및 급우들과 토론을 통해 학문을 익힐 수 있으며 ‘샘플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다. 샘플클래스에는 게스트(guest) 자격으로 1주일 동안 수업을 받을 수 있으며 수업은 학위과정과 비학위과정으로 나뉜다. 과목은 사회학, 자연과학, 수학, 어학, 음악사, 극예술학, 사진학, 비즈니스, 컴퓨터, 지도학 등이 있다. 유넥스트 본사가 설립한 사이버대학인 카딘대학(www.carde an.co.kr)은 미국 원격 교육협의회의 인증과 일리노이 고등교육위원회에서 MBA 학위수여를 허가받은 곳으로 콜롬비아대·스탠포드대·시카고대·카네기멜론대·런던 정경대 등 5개 대학이 공동 제작한 MBA 과정을 제공한다. MBA과정 코스당 수강료는 500달러로 학위 취득에 필요한 45개 과정을 모두 수료하기 위해선 약 2,970만원 정도가 든다. 국내 대학의 MBA과정으로 해외 학위 못잖게 각광받는 것이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테크노경영대학원. 테크노 경영대학원에는 테크노경영, 경영정보, 금융공학, 통신경영/정책, 환경경영/정책 등 5개 과정이 마련돼 있으며 현재 사이버카이스트(www.cyberkaist.ac.kr)를 통해선 데이터모델링과 재무회계를 수강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www.imi.or.kr)은 미국 보스톤대와 공동으로 Executive MBA과정을 개설했다. 총 11개월 과정으로 국내과정 8과목을 수강한 뒤 보스턴대에서 5개월간 나머지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아주대도 경영대학원 온라인 석사학위과정(www.ajoumba.ac.kr )을 제공한
다. 일반 MBA, e-Biz 전략 MBA, 미국 공인회계사와 MBA 학위과정을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과정 등이 마련돼 있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