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태석 원사 딸 김해봄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게"
尹 "北 무모한 도발 땐 더 큰 대가"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피격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 김해봄 씨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들은 뒤 눈물을 닦고 있다.(사진_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피격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 김해봄 씨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들은 뒤 눈물을 닦고 있다.(사진_대통령실)

[시사매거진 장석 기자] "아빠 벌써 봄이네. 이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게. 지켜봐 줘"

천안함 피격 당시 산화한 고(故) 김태석 원사의 세 딸 중 막내딸인 김해봄(19·당시 5살)씨가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자 장내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김 씨는 "올해 2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들이 아빠와 같이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데 아빠 생각이 나더라"며 "이토록 빛나는 3월의 봄 아빠의 막내딸 해봄이는 다른 새내기들처럼 가슴 설레고 마음 따뜻해야 하는데 왠지 무겁고 괜히 조금 슬퍼지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김 씨는 "고마워 아빠,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아빠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해주어서. 이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 테니 꼭 지켜봐 줘"라며 눈물을 삼켰다.

이어 "앞으로도 잘 해낼 거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 마. 아빠가 내게 아주 커다란 힘이라는 거 꼭 알았으면 좋겠어"라며 "아빠의 젊고 멋진 인생 닮은 자랑스러운 아빠의 막내딸이 춤추듯 고백할게. 항상 꼭 지켜보고 꼭 응원해 줘"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피격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 김해봄 씨와 주먹을 맞대며 격려하고 있다.(사진_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피격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자녀 김해봄 씨와 주먹을 맞대며 격려하고 있다.(사진_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직후 곧장 김 씨를 찾아가 "아버님께서 너무 예쁜 딸들을 두셨다. 항상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반드시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적당히 타협하여 얻는 가짜 평화는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의 안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뿐"이라며 "우리 정부와 군은 어떠한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도 결코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서도 마음을 모아우리 군을 격려하고 응원해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가 부상을 입은 장병들, 그리고 전사한 분들의 유가족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지원하겠다. 우리의 호국 영웅들이 확실히 예우받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저와 정부는 서해수호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국민의 마음속에 자유와 애국의 정신을 깊이 새겨주신 자랑스러운 서해수호 55명 영웅들을 다시한번 추모하며 서해수호 영웅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 서해에서 북한의 도발에 희생된 55명의 전사자를 기리는 국가공식행사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도 '서해수호 55용사'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롤콜'(roll-call)을 할 때 감정에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롤콜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지난해 시작했다.

올해는 서해수호 55용사의 이름을 불러주는 국민롤콜 영상을 현정에서 시청하며 함께 용사들의 이름을 불렀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서해수호 전사자 유족, 참전장병 및 부대원들과 함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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